“올해 GDP 성장률, 일본이 한국 넘어설 수도”

investing : 올해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면서 디플레이션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그야말로 수십 년 만에 일본 경제에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주가가 치솟고, 물가가 오르며, 소비심리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수출 경기도 한국에 비해 양호하다. 올해 일본의 GDP 성장률은 한국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주식 : 6월27일 나온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일본, 정말 좋은가?〉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 증시에 비해 압도적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엔화 가치는 초약세다. 2021년 하반기엔 100엔이면 1080원까지 교환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900원을 약간 웃돌 정도로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33년 만의 최고치 기록한 일본 증시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들의 가장 큰 원인을 유동성 효과로 본다. 2023년 4월 기준 일본은행의 자산 규모는 GDP 대비 약 124%로 미국 연방준비제도(25%)와 유럽중앙은행(32%)을 크게 웃돈다. 중앙은행 자산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돈이 많이 나와 있다고 보면 된다. 이뿐 아니라 일본은 선진국들 가운데 홀로 초저금리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러한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에 외국인 자금이 일본 증시로 몰리면서 주가를 크게 올리고 있는 것으로, 하이투자증권 보고서는 분석한다. 다른 원인도 있다. '일본 경제의 펀더멘탈 개선'이다.

보고서는 “올해 일본 연간 GDP 성장률이 한국을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이미 ‘전분기’나 ‘전년도 같은 시기’ 대비 GDP 성장률에서 한국을 웃돌고 있다. 주요 경기지표들의 추이도 주요 근거다. 한국의 경기 선행지수는 하향 추세지만, 일본의 그것은 바닥을 치고 반등 중이다. 일본의 소비심리지수 역시 한국보다 상승세가 강하다. 더욱이 “일본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들어 둔화되었지만 플러스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 수출 증가율은 역성장 흐름이 지속되는 등 수출경기 측면에서 커다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연말에 디플레이션 탈출 시그널?

이처럼 한국보다 양호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 그리고 초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엔화 초약세 덕분에 일본 기업의 이익 추이 역시 한국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ㆍ일 사이의 주가 차별화 현상이 촉발되고 있는 것으로, 하이투자증권 보고서는 분석한다.

다만 일본의 주가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본다.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올해 하반기에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이 가시화되면 엔화 가치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보고서는 “올해 말,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국면 탈출 시그널이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기자명이종태 기자다른기사 보기 [email protected]#GDP 성장률#일본 경제#디플레이션#초완화적 통화정책#엔화 초약세#펀더멘탈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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