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뷰스] 돈에 관하여

카지노 : 더피알=신아연 | ‘돈’에 관해 글을 써보려고 하니 할 말이 넘칠 것도 같고 전혀 없을 것도 같다.

ai 투자 : 다른 주제와 달리 돈과 삶은 딱 붙어있기에. 돈을 떠난 삶이나 삶을 떠난 돈은 설 자리도 없고 말할 가치도 없기에.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는 시쳇말도 있지만 요즘은 거꾸로다. 돈 없어서 결혼도 못 하고 출산도 포기하는 시대가 아닌가. 돈 나고 사람 났다는 소리다. 자본주의(資本主義)사회에서 돈이 주인이다. 돈이 있어야 사람 구실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행복의 척도가 돈이다. 언제 가장 행복하며, 최상의 행복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민 대다수가 한 목소리로 ‘돈’이라고 응답하는 지구상 유일한 나라다.

그럼에도 돈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는 것은 ‘돈 그 너머’를 생각해 보고 싶어서다.

성경에는 돈이 많아서 돈 그 너머를 포기해야 했던 어느 부자 청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하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겠냐며 예수를 찾아온 청년, 예수님은 명쾌한 답을 주신다. 그 돈을 전부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라고. 그리고는 나를 따르라고. 그러면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두 가지 면에서 놀랍다. 첫째, 아마도 금수저인지 젊은 사람이 벌써 부자라니. 둘째, 그럼에도 돈이 채워줄 수 없는 인생의 고뇌와 공허를 마주했다는 것이. 남들 못 가진 많은 돈으로 인해 이 청년은 두 가지 면에서 불행에 직면해 있다.

우리말에도 인생에서 초년 출세와 중년 상처(喪妻), 노년 가난을 면해야 한다고 하듯이, 이른 나이에 물질적 성공을 이뤘다는 점에서,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돈이 갖는 불가피한 속성에 직면하고 있는 점에서 성경 속 젊은이는 인생의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돈은 두 얼굴을 가진다. 탐욕에 매몰되게 하여 인간성을 파괴하는 속성, 베풂과 나눔으로써 인간성을 거룩하게 드러내는 속성을. 예수님은 두 번째 속성을 청년에게 요구했으나 청년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하며 좌절했다. 혹, 절반만 나눠주라고 하셨다면 응했을까. 모르긴 해도 그런 요구는 하지 않으셨을 것 같다.

왜냐하면 돈은 단지 두 속성을 가질 뿐이기에. 돈의 노예가 되거나 돈을 노예로 삼거나. 중간이나 어정쩡한 태도는 전부 돈에 대한 노예적 속성에 속한다.

돈을 유용한 노예로 삼을 수 있다면, 돈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분명히 배울 수 있다면 ‘돈 그 너머’의 가치가 저절로 보일 테지만 돈으로 돌아있는 현실에서는 너무나 요원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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